인류는 끊임없이 다양한 방법을 통해 기록을 남겨 왔습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전달할 매개물을 통해 현재 우리는 과거와의 지속적인 문답을 통해 소모적인 실패를 답습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과거를 밑받침하여 진일보 된 '기술의 발전'이라는 결과물을 꾸준히 내놓았기에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특허나 논문의 조건인 '과거의 기술로 부터의 발전성이 인정되어야' 하는 진보성의 형태로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지금 우리 어디

진보성의 원칙을 기반으로 발달 해 온 중간 매개물은 물리적 지속성 유지와, 정보 전달 이전-이후의 내용에 대한 무결성 보장이 대원칙이었기에, 어떤 매개물로 전달 할 지와 어떤 방법으로 전달 할 것인지는 매우 중요한 고민거리였습니다.

그런 고민들의 결과인 매개물 중 최고의 효율을 보였던 것은 단연코 종이였습니다. 태양의 빛과 물만으로도 하늘 높은지 모르게 자라는 나무들은, 기원전부터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최고의 산물이었던 것입니다. 또한 얇은 종이들을 엮은 책은 보존하는 측면에서도 최고의 효율을 내면서도, 수 세기동안 검증되어 온 역사와 전통을 지닌 최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최고라는 말 보다 최선의 선택이라고 한 이유는, 앞서 얘기했듯 '기술의 발전'을 통해 다양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시도 중 하나가 전자기적인 형태로 기록을 남기는 것입니다. 0과 1의 구분을 시작으로 한 이 결과물은 컴퓨터 속 다양한 하드디스크의 형태로 현재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용량을 얼마나 작은 그릇에 담을지, 그리고 유지하는데 최소한의 비용을 들이기 위한 경쟁은 지금도 글로벌 대기업 제품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저장 공간을 모은 곳이 각 지역에서 데이터 센터이고, 세계 여러 데이터센터들을 거미줄마냥 연결해 지금의 월드-와이드-웹(www)을 이루어 다양한 사고(기록 저장소)에서 백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물리적 접근의 한계를 벗어나 전 세계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클라우드 서버'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도 이에 발맞춰 싱가포르, 일본 등의 각 지역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하고 있고, 정기적 백업 또한 진행하고 있습니다) 덧붙여, 앞서 말한 이 정보들이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무결성 증명은, 공용 장부에 검증된 수많은 감시자들을 두겠다는 블록체인의 다양한 협의의 방식(-BFT)으로 새롭게 시도되는 '어떤 방법으로의 전달'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할 수 있는 일과 목표

앞서 말한 이 시스템 위에서 정보 전달의 방법은 다양합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으로는, 웹사이트 커뮤니티를 구축하거나 포털사가 제공하는 블로그, 카페, 질문 답변에 글쓰기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포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경우, 서브도메인이나 하위 폴더 형식으로 한 공간을 제공받아 데이터를 쌓을 수 있는데, 그에 대한 장단은 명확합니다.

장점

  1. 트래픽 문제 및 서버관리와 같은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2. 키보드에 손을 얹는 순간부터 바로 빠르게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을 제공 받습니다.
  3. 기본적 유입을 제공받을 수 있고, 이미 다양한 사용자들이 있어 소통에 용이합니다.

단점

  1. 포털이 어떠한 정책을 정하든 따라야 하고,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입니다.
  2. 모두가 연결 된 세상에서 외부에서 볼 때 '나(도메인)'의 존재는 없고, 오로지 포털 속 하나의 정보에 불과합니다.
  3. 시작이 외딴 섬이고, 외부에 연결되지 않는 이상 추후에도 계속 섬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포털의 품에서는 보이지 않는 부분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편합니다. 알다시피 질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포털의 내부에 수많은 개발자들이 끊임없이 작업을 진행중이고, 튼튼한 자금력으로 쾌적하고 탄탄한 품질을 보장하는 서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유저가 제공한 데이터(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를 통해 다른 유저들을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노출에 따른 광고 수입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이와 다르게 우리와 같이 개인 도메인으로 외딴 섬에서 시작하는 경우는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네이버, 다음과 견주어야 할 하나의 새로운 서비스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서버 관리를 잘하고, 트래픽 문제를 막고, 다양한 데이터를 누적시켜 남기고, 사람들이 모일만 한 매력적인 콘텐츠 제공 등은 현재 우리가 당면한 목표입니다. 이처럼 콘텐츠를 만듦으로써 이 넓은 월드-와이드-웹 속에서 신뢰받는 다양한 기록을 남기는 것은 궁극적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스토리의 '무엇을 해야할까'의 일부를 발췌, 수정한 내용입니다.

무엇을 해야할까